2026.02.11

캐디피 '현금 관행' 바뀌나…공정위, 표준약관 개정 속도

李 정부, 실질 성과 내는 '속도 행정' 강조

업계 "캐디피 카드 결제, 공정위 결단 남아"

캐디피 현금 지급 관행이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카드·간편결제가 보편화됐음에도 골프장에서는 여전히 현금 방식이 고수돼 제도 개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련 정비에 착수하면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표준약관 개정이 가시화될 경우 현금 중심 관행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박정훈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과 한국소비자협회는 골프장 이용 시 소비자가 현금 외 결제 수단을 선택할 수 있는 '골프장 이용 표준약관' 개정안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공식 접수했다. 이 개정안은 내달 문화체육관광부의 대중형 골프장 재지정과 맞물려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대중형 골프장 지정 핵심 요건 '이용자 편의'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려면 공정위 표준약관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관련 데이터와 문제 제기는 충분히 축적됐다"며 "골프장 캐디피 결제 방식과 관련한 소비자 불편은 국민권익위원회에 반복적으로 접수돼 왔고, 금융 규제 측면에서는 2024년 금융위원회가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결제 인프라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체부 역시 전국 골프장을 대상으로 캐디피 결제 다양화 권고 공문을 발송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공정위 내부에서도 캐디피 문제가 새로운 사안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유사 산업에서는 결제 방식 제한을 바로잡는 표준약관 개정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가맹 분야다. 공정위는 2024년 말 표준계약서를 개정해 가맹본부가 카드결제를 제한하거나 현금결제로 유도하는 관행을 명시적으로 금지했다. 카드 결제를 특정 장소나 방식으로만 허용하는 행위 역시 소비자 선택권과 거래 투명성을 침해한다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기준은 캐디피에도 그대로 적용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금만 가능' 또는 '카드·간편결제는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구조는 소비자의 결제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가맹 분야와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업계는 장례식장과 예식장 표준약관 개정도 예로 든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는 장례식장 이용 과정에서의 강매, 비용 불투명성 등을 문제 삼아 표준약관 개정을 권고했고, 예식장 분야 역시 비용 항목 명시와 정산 구조 표준화를 통해 소비자 보호를 강화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현장에서 즉시 결제가 이뤄지고, 소비자가 선택을 거부하기 어려운 거래 구조를 제도적으로 보완해 온 선례"라고 밝혔다.

상조서비스 표준약관 역시 결제·납입 구조 자체를 약관으로 규율해 온 대표 사례로 꼽힌다. 선납, 월납, 자동이체 등 다양한 결제 방식을 제도화하면서 거래 투명성을 높였다. 캐디피 결제를 현금 일변도에서 카드·계좌이체·간편결제로 확대하는 흐름 역시 이와 유사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업계와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목하는 핵심 시점은 내달 '3월'이다. 문체부의 대중형 골프장 재지정을 앞두고 표준약관 개정이 지연되면 부처 간 정책 메시지의 일관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다. 아울러 공정위가 이미 다른 산업에서 결제 제한을 완화해 온 만큼, 캐디피만 예외로 남기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 정부의 국정 운영 기조 역시 공정위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이재명 정부는 '소통·속도·성과'를 핵심 키워드로 제시하며 규제·제도 개선에서 체감 성과를 강조해 왔다. 표준약관 개정은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는 정책 수단으로 평가된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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